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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인터뷰 서산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박주영 박사

글쓴이 : 운영자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317282

하와이 빈곤층 아이 201명의 미래...놀라운 반전 이유
[인터뷰] 서산 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 박주영 박사
17.04.17 15:31l최종 업데이트 17.04.17 15:31l 조우성(cws1691)

"상대편의 요청이 없는데도 도움을 주겠다며 남의 인생에 마음대로 개입하는 것은 상대편의 권리와 인격에 대한 침해일 수 있어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자 할 때에는 상대방의 요청이 있거나 그 도움에 대한 동의가 있을 때 시행해야 된다는 거죠. 물론 아동학대나 자살같은 위기상황인 경우에는 신속한 대처가 필요하겠지만 이런 특별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타인을 도울 때 마음자세나 시기, 범위를 조심할 필요가 있어요."

다른 사람이 자신의 신체를 함부로 때리면 폭력으로 생각하듯이, 도움이라는 이름으로 다른 사람 인생에 관여할 때 동의나 안내 없이 일방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인격과 권리에 대한 침해가 될 수 있다.

"가진 사람이 없는 사람에게, 특히 어른들이 청소년들에게 뭔가 도움을 주거나 조언을 할 때 상대에 대한 존중 없이 일방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지 체크해 봐야 돼요. 어른들이 청소년들에게 뭔가 도움을 주거나 행동을 교정해 주고 싶을 때 아이들이 어리다고 무시하고 있는 건 아닌지, 고압적이거나 상명하달식의 태도나 말투를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유의해야 돼요."

상대에게 욕을 하거나 구타를 하는 것은 눈에 잘 드러나지만 도와주고 잘 해주는 상황에서의 인격적 침해는 잘 보이지 않는 법이다.

"존중해 주면서 친절한 것과 무시하면서 친절한 것은 달라요. 마치 고객상담에서 저 사람은 내 물건 사줄 사람이니까 교육받은대로 '안녕하십니까, 고객님' 이렇게 하는 것과 정말 나를 그냥 인간 대 인간으로 진심어리게 '반갑습니다'라고 하는 것은 느낌이 다르죠. 짐승들도 사람이 자기를 정말 좋아하는지 아닌 지를 알아채잖아요. 사람은 오죽하겠어요. 아이들도 마찬가지라는 거죠. 그래서 아이들을 대할 때 단지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보이지 않는 무시, 의도하지 않은 무시가 있는지를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이죠."

상대편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강조하는 서산시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박주영 센터장. 청소년 상담과 복지에 헌신한 공로로 서산시 시정발전 유공시민상과 국회의원 사회봉사상을 수상한 그녀를 4월 7일에 만나 청소년상담과 상담자의 역할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1950년대 심리학자가 미국 하와이 카우아이섬에서 열악한 환경에서 자란 빈곤층 아이들을 40년 동안 추적해 그들이 어떻게 사회부적응자가 되는가를 조사한 적이 있었다.

"아버지는 형무소에 있고 엄마도 아이를 돌보지 않는 그런 빈곤층 아이들이 어떤 문제아로 자라는지 조사하려고 시도한 거였죠. 다들 그런 빈곤층 아이들이 다 어렵게 살게 될거라고 예상했는데 결과가 다르게 나타난 거예요. 빈곤층 중에서도 최고위험군에 속했던 201명중 72명이 미국 본토 상위 10%의 삶을 살고 있었던 거죠. 그래서 예상을 벗어난 원인이 아이의 타고난 재능과 IQ가 좋아서 그런 것인지, 아님 다른 요인이 있었던 것인지 역추적하여 원인분석을 하였죠. 근데 그 결과가 놀라웠죠.

유년기와 청소년기에 자신과 신뢰하는 관계, 믿고 의지하는 관계를 맺고 있었던 어른이 한 명이라도 존재했던 아이들은 자라서 중상류층 이상의 삶을 살고 있고, 그런 관계를 가진 사람이 없었던 아이들은 힘들게 살고 있었던 거죠. 옆집 아주머니, 선생님, 친척, 종교인 등 누가 되었든지 삶에서 자신을 인간적으로 존중하고 신뢰를 줄 수 있는 어른이 한 명이라도 있었던 아이들은 힘든 과정 속에서도 자기 삶을 잘 꾸려나갔다는 거죠.

부모가 아니더라도 어른으로부터 존중과 응원을 경험한 아이들은 그걸 바탕으로 삶에서 부딪히는 과제들에 대해 탄력적으로 대처하는 힘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죠. 누군가와 좋은 신뢰감을 형성한 아이들은 그걸 끈으로 해서 안정감과 자신감을 갖게 되고,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게 되고, 어려운 일을 겪을 때도 이겨낼 수 있는 힘과 저력을 갖게 된 거죠."

청소년들은 자신의 이야기가 인정되고 포근히 감싸지는 경험을 가정이나 학교에서 충분히 하지 못할 경우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 줄 대상, 인간적 신뢰감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을 찾아 방황하며 떠돌게 된다.

"속마음을 어렵게 털어 놓았어요. 근데 '뭐 이딴 이야기를 해', '왜 그랬어', '쟤, 저런 애였어'라는 반응이 온다면 상대편이 믿을 만한 사람이겠어요. 아니죠. 내가 어떤 이야기를 다 해도 '정말 그럴 수 있겠구나', '참 힘들었겠다'라는 태도로 들어주는 사람이 믿을 만한 사람인 거죠. 그냥 나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일단은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 청소년들에게는 신뢰할 만한 사람, 믿음이 가는 사람인 거죠. 아이들은 그런 사람이 제시하는 제안이나 질책에 대해서는 거부감 없이 잘 받아들이고 실행하게 되죠."

청소년들은 마음속 이야기를 완전하게 다 표현할 수 있는 능력도 부족하고, 그걸 이야기 할 만한 기회도 대상도 찾기 힘들다. 또 속마음을 다 이야기 했다가는 상처를 받거나 뒷감당이 힘들어지는 경험을 당하기도 한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낼 수 있고, 마음의 상처를 따뜻하게 보듬어 줄 수 있는 사람, 그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 존중해주면서 지도해주는 어른을 그리워한다.

그래서 상담의 기본은 마음을 활짝 열고 상대편의 말을 먼저 들어주고, 아픔을 인정하고 공감하는 것이다. 방향 제시나 해결책 모색은 공감과 인정 뒤의 다음 일이다.

"누군가 자신의 이야기를 공감하고 인정하면서 들어주면 사람들은 자신 스스로 선택도 하고, 변형도 하고,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를 알아서 하게 되요. 그럴 시기에 뭔가 제시를 해보기도 하고, '같이 해볼까' 그러기도 하고, 시도 해본 것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기도 하는 거죠. 잘한 것에 대해서는 '이거 잘됐다' 하고서 조금 더 그 쪽으로 강화를 할 수 있게 힘을 주고. 이런 것은 공감과 인정 뒤의 다음 이야기죠. 뭔가 내가 안 좋고 조금 부족한 모습을 그대로 보여줘도 그게 다 포근히 인정되고 감싸지는 그런 경험 자체가 청소년들에게는 엄청난 삶의 힘이 되고, 자신감이 되고, 삶의 기초가 되거든요."

상담자와 선생님, 지도자에는 한 가지 큰 차이가 있다. 선생과 지도자들은 정확한 방향이나 내용을 제시해주는 역할에 있다면 상담자는 어떤 지식이나 교육내용을 전달하기보다는 그 사람의 현재 상태, 이미 갖고 있는 부분을 인정해 주고 협조해 주는 인생 선배의 역할과 비슷하다.

"돈을 내고 가르침을 받겠다고 수강생의 입장일 때는 정확한 정보를 제시해 주는 게 맞겠지만 상담을 받으러 오는 사람은 수강생이 아니거든요. 교육받으러 오는 게 아니거든요. 현재 처한 자신의 상태 그대로를 드러내 보이는 것 자체가 사실 엄청난 용기를 가져야 되는 것인데, 그래서 피상담자는 힘든 삶을 살아왔다는 것을 인정받아야 되거든요. 그런 인정을 생략한 상태에서 무언가를 제시해주고 도와주려고 하면 상담받는 입장에서는 도움을 받으면서도 뭔가 저 밑바닥에서 허전함을 느끼게 되고, 또 자신이 가진 문제를 반복할 가능성도 많아지게 되죠."

부모와 자식, 형제. 자매, 친구끼리 이야기를 할 때 뭔가 가르치고 안내하는, 위에서 방향을 이끌거나 선점된 입장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엄밀히 말해 동등한 입장에 선 것이 아니다. 아무리 내용을 부드럽게 이야기하고 상대방을 위한 이야기를 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상위 입장에서 전달을 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은 자기가 존중받는지 아닌지 그냥 알아요. 저 사람이 일방적으로 위에서 나를 이끌려고 하는 건지 아니면 존중하면서 자기 자신을 보여주고 이야기를 하는 건지 본능적으로 느끼고 알아요. 인간 대 인간으로 존중한다는 말이 있죠. 있는 모습 그대로를 인정한다는 것 그게 존중인데, 사람들은 누구나 존중받기를 원해요."

사람들은 존중을 받지 못하거나 남들로부터 인정이나 공감을 얻지 못할 경우 가슴에 울화가 차거나 화를 내기도 한다. 어쩌면 화를 낸다는 것은 누적된 울화의 폭발이거나 가슴속 아픔의 울부짖음, 외침일 수 있다.

"화를 낸다는 것은 나를 좀 알아 달라는 거예요. 나 아프다는 것을 좀 알아 달라는 표현이에요. 화라는 감정은 나쁜 것이고, 화라는 것을 내면 안 되고, 화라는 감정을 가능하면 안 느껴야 된다라고 교육을 받으면 그 화라는 것이 억압되었다가 언젠가는 다른 곳에서 터져요. 화를 컨트롤하는 방법도 못 배우고 계속 억누르다 보면 나중에 엉뚱한 사람에게 화풀이를 하게 되요. 그러니까 나보다 조금 약하거나 만만한 사람에게 화풀이를 하거나 괴롭히고 그러죠. 그게 따돌림, 왕따인 거죠. 또 극단적으로 가면 자해나 자살로 스스로에게 화풀이를 하기도 하고요.

화나 슬픔 같은 감정은 자연스러운 감정인데, 내가 화가 났구나라고 인정을 해주면 그것으로 화가 절반 정도 확 꺼진다는 거죠. 인정하면 해소가 된다는 거예요. 그리고 화를 내는 이유가 내 마음을 알아달라고 하는 게 원래 목적이니까 화내는 자연스러운 방법도 정해지겠죠. 그러니까 화내는 방법이 구타나 폭언이 아니겠죠. 내가 이래서 화가 났고 기분이 나쁘고, 이렇게 해 주기를 바란다고. 떨리면 떨리는 대로, 자신의 상태를 알려주는 노력이 진짜 화내는 방법인거죠."

개인이나 사회가 성숙하면 화를 내는 방법과 화를 받아주는 방법도 세련되고 성숙해진다.

"개인이나 사회가 성숙해지면 화를 폭력이나 물리적 행사가 아니라 대화로, 말로 풀게 되죠. 화가 난 내 상태, 내 감정, 내 심정, 이런 부분을 상대편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는 거죠. 그걸 듣는 사람도 '왜 나한테 화를 내', '나를 공격하네'가 아니라 '저 사람이 화가 났구나'라고 생각하고 '뭘 알아달라고 그러는지 들어봐야 겠다'라고 대하게 되고요. 성숙하게 표현하고 성숙하게 대처하는 거죠."

심리상담과정은 상담자의 따듯한 접근과 동시에 정확한 개념화와 적절한 대처방법, 안내가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상담자의 전문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박주영 센터장은 충남대학교 학부와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전공하였고, 한서대학교에서 사회복지사 박사를 취득하였다. 현재 청소년상담사 1급자격증을 가지고 있으며 상담심리사와 전문상담사 1급 수련을 지속하고 있는 청소년 전문상담사다. 그녀의 향후 계획과 바램이다.

"전문상담사로서 자신감을 더 갖기 위해 주말이나 휴가를 이용하여 상담전문 강좌나 수련과정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배우는 자세를 놓지 않고 지속하는 것이 저의 개인적인 목표니다. 직원들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수련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청소년상담센터는 전문인력의 안정적인 고용확보가 중요한데, 그러지 못한 상황들이 점차 나아지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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